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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킹덤 2 (라스 폰 트리에)

by 호피뇽 2026.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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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덤 2 (로튼 100%) 광기의 병동

영화 줄거리 - 과학적 이성 뒤에 숨겨진 악령의 실체와 공포

전편의 기묘한 기운은 이제 병원 전체를 집어삼킬 듯 거대해졌습니다. 덴마크 국립병원 '리그스 호스피탈'의 복도에는 여전히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죠. 1편에서 소녀의 원혼을 달래려 애썼던 드루세 할머니는 이제 병원 내에 똬리를 튼 더 거대한 악의 실체와 마주합니다. 한편, 스웨덴 의사 헬머의 안면 마비와 신경질적인 행태는 극에 달하고, 그가 숨기려 했던 의료 사고의 진실은 유령들의 장난질 속에서 자꾸만 수면 위로 솟아오릅니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역시 유디트의 출산 장면이었어요. 인간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속도로 자라나는 거대한 아기, '리틀 브라더'의 등장은 화면을 지켜보던 제 숨을 멎게 했죠. 병원의 차가운 콘크리트 벽 사이로 스며드는 초자연적인 공포는 과학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비웃듯 날뛰기 시작합니다. 지하실의 설거지꾼들은 여전히 무심한 표정으로 재앙을 예언하고,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진 병동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지옥도가 되어갑니다.

영화 제작 비하인드 - 실제 병원 지하에서 촬영된 섬뜩하고 생생한 기록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1편의 성공 이후 더 과감하고 도발적인 연출을 시도했습니다. 1997년 당시, 그는 TV 시리즈라는 형식을 빌려 영화적 한계를 시험하고 싶어 했죠. 특유의 거친 입자와 누런 세피아 톤은 여전하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마치 현실과 환각의 경계가 무너지는 듯한 편집 기술이 돋보입니다. 감독은 촬영 현장에서도 배우들에게 정해진 대사보다는 상황에 몰입한 즉흥적인 에너지를 요구했다고 해요. 흥미로운 점은, 이 기괴한 이야기가 실제 병원에서 촬영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환자들이 잠든 밤, 차가운 복도에서 붉은 눈의 괴물을 촬영하던 스태프들은 묘한 공포심에 시달렸다는 후문이 있죠. 특히 '리틀 브라더'를 연기한 우도 키에르의 강렬한 존재감은 라스 폰 트리에와의 오랜 인연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감독은 후반부 작업을 하며 본인이 직접 겪었던 병원 공포증과 실존적 불안을 작품 속에 투영했는데, 덕분에 이 시리즈는 단순한 호러를 넘어 감독의 사적인 고해성사 같은 느낌을 풍기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평가 - 꿈에 나올까 두려운 시각적 충격과 압도적 몰입감

고백하자면, 마흔을 넘긴 지금도 저는 이 병원 복도를 혼자 걷는 상상을 하면 소름이 돋습니다. 어릴 적, 비디오 가게 구석에서 이 영화의 케이스를 집어 들었을 때 느꼈던 그 서늘한 설렘이 기억납니다. 다시 보니, 영화 속 기괴한 형상들보다 더 무서운 건 인간의 오만이더군요. 헬머 의사가 덴마크를 향해 쏟아내는 그 우스꽝스러운 증오는 사실 우리 내면에 자리 잡은 편협함과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턱시도를 입고 나타난 젊은 시절의 라스 폰 트리에를 볼 때면,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 반가우면서도 얄밉습니다. 불편함 속에 숨겨진 날카로운 통찰, 그리고 눈을 돌리고 싶지만 끝내 눈을 뗄 수 없는 그 폭력적인 영상미는 여전히 제 마음속 최고의 메디컬 호러로 남아있습니다. 우리 삶도 어쩌면 저 거대한 병동 안에서 길을 잃은 영혼들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요.

킹덤 2 영화 포스터 라스 폰 트리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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