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일리언: 로물루스 (로튼 80%) 리뷰
1. 영화 줄거리: 버려진 우주선에서 마주한 절망의 서막
비좁은 광산촌에서 햇빛 한 줄기 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우주는 동경의 대상이 아닌, 탈출하고 싶은 감옥과도 같습니다. 영화는 주인공 레인과 그녀의 합성 인간 형제 앤디가 지옥 같은 식민지 행성을 떠나기 위해 버려진 우주 기지 '로물루스'로 향하며 시작됩니다. 그저 냉동 수면 장치를 구해 더 나은 행성으로 가고 싶었을 뿐인 소박한 꿈은, 기지에 발을 들이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악몽으로 변질되죠.
어두컴컴한 복도 사이로 흐르는 기분 나쁜 점액질과 정적을 깨는 기괴한 소리는 우리를 순식간에 1979년의 그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그곳에는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가장 완벽하고도 잔인한 생명체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괴물로부터 도망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과 다름없는 앤디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레인의 인간적인 고뇌가 서사 속에 촘촘히 박혀 있습니다.
2. 영화 제작 비하인드: 아날로그의 향수와 장인 정신의 부활
영화를 사랑하는 우리 세대에게 CG로 떡칠 된 화면은 가끔 가짜처럼 느껴지곤 하죠. 하지만 페데 알바레즈 감독은 영리하게도 '고전의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번 제작 비하인드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실물 크기의 애니메트로닉스와 특수 분장을 대거 사용했다는 사실입니다. 배우들이 실제로 움직이고 침을 흘리는 에일리언 모형 앞에서 공포를 느꼈기에 그 생생한 표정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죠.
또한, 1편과 2편 사이의 시간대를 배경으로 설정하여 70~80년대 SF 영화들이 가졌던 그 특유의 '낡은 미래' 분위기를 재현했습니다. 촬영 현장에서는 에일리언의 점액질을 표현하기 위해 수백 리터의 젤이 사용되었고, 조명 또한 인위적인 밝기보다는 실루엣이 주는 공포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고 합니다. 기술의 진보보다는 본질적인 질감을 중시하는 저 같은 올드 팬들에게는 제작진의 이런 고집이 눈물겹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3. 개인적인 평가: 40대의 눈으로 본, 가장 다정하고도 잔혹한 유산
중학생 시절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온 테이프를 돌려보며 느꼈던 그 전율이 다시 되살아나는 기분이었습니다. 40대가 되어 다시 만난 에일리언은 이제 단순한 괴물이 아닌, 우리가 살아내야 하는 거친 세상의 벽처럼 느껴지더군요. 영화를 보는 내내 저는 주인공 레인에게서 삶의 무게를 견뎌내는 우리네 여성들의 강인함을 보았습니다. 특히 합성 인간 앤디와의 유대감은 혈연보다 진한 인간애의 본질을 건드리며 눈시울을 붉히게 했습니다.
로튼토마토 지수가 증명하듯 대중성을 잡은 수작임에 틀림없지만, 제 마음속에서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닙니다. 완벽하게 세련되진 않아도 묵직하게 가슴을 치는 고전적인 힘, 그것이 바로 제가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니까요. 극장을 나오며 마주한 밤하늘이 유독 깊어 보였던 것은, 아마도 이 영화가 남긴 여운이 제 안의 숨겨진 용기를 일깨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운명을 개척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