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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리틀 몬스터(2019)

by 호피뇽 2026.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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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몬스터(2019) : 로튼토마토 80%의 반전 매력


01. 엉망진창 인생들이 만난 좀비 아포칼립스

영화의 시작은 그리 특별할 것 없습니다. 누군가의 삼촌이자 철부지 음악가인 데이브는 연인과의 이별 후 누나의 집에 얹혀살며 조카 펠릭스를 등교시키는 일상을 보내죠. 그러다 우연히 마주친 유치원 선생님 캐롤라인에게 첫눈에 반해버립니다. 왠지 그녀 곁에 머물고 싶다는 사심 가득한 동기로 조카의 체험학습 일일 도우미를 자처하는데, 하필이면 그 소풍 장소 바로 옆 군사 기지에서 좀비가 창궐합니다.

어린 시절 우리가 보던 영화 속 영웅들은 언제나 준비된 모습이었지만, 이 영화 속 인물들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피범벅이 된 세상에서 캐롤라인 선생님은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을 지키기 위해 이 비극을 하나의 '놀이'라고 속입니다. "저건 그냥 분장이야, 우리 게임을 하는 거야"라고 말하며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그녀의 모습은 눈물겹도록 아름답고도 우스꽝스럽죠. 아이들의 눈을 가리고 절망적인 현실을 동화로 필터링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묘한 긴장감과 유머가 이 영화의 핵심 줄거리입니다.

02. 스크린 뒤에 숨겨진 흥미로운 뒷이야기들

제작 비하인드를 들여다보면 이 영화가 왜 이토록 독특한 생명력을 가졌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사실 이 작품은 에이브 포사이스 감독의 실제 경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감독이 자신의 아들을 유치원 소풍에 보냈을 때 느꼈던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좀비물이라는 극단적인 장르와 결합한 것이죠. 특히 루피타 뇨용고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였습니다. 그녀는 <노예 12년>이나 <어스>에서 보여준 무거운 연기를 잠시 내려놓고, 노란 원피스를 입은 채 좀비를 써는 유치원 교사로 완벽히 변신했거든요.

촬영 현장에서 수십 명의 아역 배우와 함께 좀비 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고역이었을 겁니다. 제작진은 아이들이 공포감을 느끼지 않도록 좀비 분장을 한 배우들과 미리 친해지게 하거나, 촬영 현장을 실제 놀이터처럼 꾸미는 데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또한 작중 비중 있게 등장하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Shake It Off'는 저작권 허가를 받는 것이 쉽지 않았으나, 루피타 뇨용고가 직접 테일러에게 편지를 써서 허락을 받아냈다는 일화는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죠. 이런 정성들이 모여 로튼토마토 80%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둔 것 아닐까요?

03. 40대 영화 팬이 느낀 웃픈 감동의 기록

어릴 때부터 주말의 명화를 챙겨보고 비디오 대여점을 제집 드나들 듯했던 저에게, 좀비물은 사실 그리 새로운 장르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리틀 몬스터>는 달랐어요. 영화를 보는 내내 잊고 지냈던 '어른의 책임감'에 대해 생각하게 됐거든요. 저도 이제는 보호받는 아이가 아니라, 누군가의 방패가 되어야 하는 나이가 되어서일까요? 캐롤라인 선생님이 피칠갑이 된 옷을 입고도 아이들 앞에서는 환하게 웃으며 노래를 부를 때, 코끝이 찡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B급 코미디를 넘어, 우리가 지켜내야 할 순수함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세상은 좀비가 득실거리는 아수라장 같을 때가 많죠. 뉴스를 틀면 한숨이 나오고, 현실은 냉혹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괜찮아, 다 놀이야"라고 말해줄 수 있는 용기, 그 사랑의 힘이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입니다. 화끈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조금 심심할 수 있지만, 인생의 쓴맛을 좀 아는 우리 40대라면 이 영화가 던지는 따뜻한 위로와 엉뚱한 유머에 기꺼이 미소 지을 수 있을 겁니다. 오랜만에 추억 속 '인생 영화' 리스트 옆에 살며시 끼워 넣고 싶은 기분 좋은 발견이었습니다.


리틀 몬스터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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